📘 [첫 장 넘기기] RBW의 ESG 교육사업이란?

🎓 RBW는 2016년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 인재 양성을 목표로, ESG 기반의 청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 프로그램은 ‘엔터비즈니스 마스터 클래스’로, 고용노동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산업인력공단 등과 협력하여 매년 4개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 해당 프로그램은 K-POP 산업 전반의 실무와 이론을 아우르는 직무 중심 교육 과정으로, 음원 기획·제작·발매의 실물 프로젝트를 통해 참가자의 현장 역량을 강화합니다. 수료생의 약 80%가 콘텐츠 산업 내 취업에 성공하고 있으며, 매년 커리큘럼 개편과 취업 연계까지 포함된 지속 가능형 인재 양성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이 외에도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하는 ‘창의인재동반사업’, K-POP 산업 트렌드를 주제로 한 공개 특강 ‘팬덤 3.0’, 업계 전문가와의 멘토링, 지역사회 연계 바자회 및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RBW의 아트솔루션

: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사회적 가치 창출의 교차점

아솔레터

RBW에서 진행하고 있는 ‘엔터비즈니스 마스터클래스’나 ‘창의인재’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부터 ESG 사업의 목표가 교육이었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윤영준 PD

저는 원래 RBW에서 음악 제작팀으로 시작했습니다. 2013년 회사가 설립될 당시부터 함께했고, 마마무 같은 팀의 음악 제작에 참여했죠.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아이돌 음악을 만드는 일에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했어요. 대중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라 “들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16년 즈음, 대표님이 고용노동부의 '청년 취업 아카데미'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셨어요. 당시 K-pop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던 시기라, 국가에서도 콘텐츠 업계의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저는 음악을 만드는 일보다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이 부분이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특별한 철학이 있어서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4차 산업혁명, K-콘텐츠, 한류 등의 흐름과 맞물려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아솔레터

그러면 RBW 기업 내부적으로는 이 교육 사업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가요? 수료자 수나 취업률 외에도 특별히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있을까요?

윤영준 PD

먼저 저희는 크게 두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 청년 취업 아카데미에서 현재 ESG 사업으로 자리 잡은 고용노동부 지원의 스태프 양성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의인재 사업으로 뮤지션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약 2,000명 정도의 교육생을 만났어요.

예전에는 취업률을 중요한 성과 지표로 삼았지만, 지금은 ESG 사업으로 변화하면서 취업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담은 교육 자체가 목적이 되었습니다. 실제 성과를 보자면, 많은 교육생이 하이브 같은 대형 기획사에 취업했고, 저희 회사도 매년 약 10명 정도의 교육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음악 제작 쪽에서는 멘토와 멘티로 만난 친구들이 이제는 회사의 파트너로 함께 일하는 경우도 많아요. 지금 이 녹음실에 있는 작곡팀 4명 모두 창의인재 동반 사업 출신이죠.

아솔레터

들어보니 단순한 실무 기술 교육보다 더 깊은 가치를 전달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엔터 기업에서 진행하는 교육이다 보니 녹음 기술이나 콘텐츠 제작 같은 실용적인 스킬에 초점을 맞출 거라 생각했는데, 그러한 방향만은 또 아닌 것 같습니다. RBW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특별히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윤영준 PD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저희는 실용적인 스킬만을 강조하지는 않아요. 물론 그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저는 관계 형성의 중요성에 더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대중예술은 순수예술과 달라요. 순수예술은 완성도를 추구하지만, 대중예술은 그렇지 않거든요. 실력이나 퀄리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윤영준 PD

최근 들어 깨달은 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기술적 능력보다 '책임감'이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거예요. 또한 음악 산업도 변했어요. 예전에는 '좋은 곡을 쓰는 사람'을 찾았다면, 요즘은 회사에서 기획하고 전략을 짜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이 있는 사람이 더 필요합니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잘 만들어내는 사람들이요.

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발굴하고, 이 인재들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마련해주는 게 RBW 교육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솔레터

그럼 RBW가 교육 활동을 이어 가게끔 하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RBW의 교육 프로그램들이 포착하고 있는 문제의식이 있으신 지, 또 대중 음악 산업에 ‘교육’이라는 영역이 가지는 사회적 의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윤영준 PD

요즘 교육이나 광고를 보면 "이것만 배우면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식의 메시지가 많아요.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이건 앞뒤가 바뀐 거예요. 잘하는 사람들을 조사해 보니 어떤 능력이 있었던 것이지, 그 능력만 있다고 해서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제가 한 경험이 있어요. 유명 프로듀서의 녹음 진행을 본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대단한 게 아니었어요. 그때 깨달은 건, 일을 해내는 것보다 “누군가가 나에게 일을 맡기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거였어요. 단순히 기술적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음악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히트곡의 요소들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곡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의 사고방식을 배우라고요.

"히트곡을 카피하지 말고, 그 곡을 쓴 사람을 카피해라."

아솔레터

취업 박람회 참여나 명지전문대와 같은 학교와의 연계 등 교육 영역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계시는데요. 이런 활동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기대하시나요?

윤영준 PD

솔직히 말하면, 취업 박람회 참가나 학교와의 연계는 기관의 요청에 응하는 측면이 크기는 합니다. (웃음)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구인난이 있는 편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니까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더 중요한 변화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과거의 엔터 회사들은 5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드물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다가 안 되면 그만두는, 마치 자영업자 같은 마인드였죠. 하지만 기업으로서 지속되려면 단순히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유지를 위한 활동도 필요합니다.

그것 중 하나가 세대 간 지식과 기회의 순환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계는 좁아서 "내가 올라가려면 누군가가 물러나야 한다"라는 인식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경험이 있는 선배들이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야 밑의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생깁니다.

특히 뮤지션들은 20~30대에 플레이어로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인데, 그 이후에도 산업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해요.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빠지는 게 아니라, 경험자로서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합니다. 일반 기업처럼 경험 있는 리더가 있어야 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RBW에서는 필드에서 활발히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들을 통해 교육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솔레터

한 엔터사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산업의 역할로도 확장될 수 있는 관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RBW와 같이 현업이 바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교육 콘텐츠나 ESG적인 부분에 참여하는 동기나 계기가 궁금해지는데요. 그에 대한 특별한 전략이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윤영준 PD

특별한 전략은 없습니다. (웃음) 저희 회사 12층에 '굿위드어스'라는 복지법인이 있어요. 굿위드어스는 영리 목적이 아닌 복지 지원사업을 위해 RBW에서 출범한 비영리 법인인데요. 저희가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사회적 활동들을 전개하고, RBW의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상생하는 방식 등 여러 복지 사업을 추진하는 식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는 예전에 (사)한국장애인문화협회와 협업해, 장애를 가진 분들을 교육하고 데뷔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기업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실제 사업을 추진하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저는 회사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런 활동에 관심이 있었고, 봉사활동도 해왔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었지만요.

그런데 저는 교육 콘텐츠 팀이나 복지법인 설립 자체보다도 중요한 건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런 꿈을 가진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엔터사 대표 한 명에게 윤리적 책임감을 요구하기보다는, 그런 꿈을 가진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이 ESG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아솔레터

엔터사 대표들은 불가피하게 영리적인 측면을 강조할 수밖에 없어 사회적 실천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하셨는데요. 그럼에도 엔터사에서 오랫동안 종사해 오신 전문가로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윤영준 PD

저는 알베르트 카뮈🔍의 말처럼 "예술과 현실은 벗어날 수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골방에 들어가 예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콘텐츠화하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대중에게 느끼게 하는 것, 그것이 예술가의 일입니다.

🔍 알베르트 카뮈(Albert Camus, 1913–1960)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철학자이며 실존주의와 부조리 철학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 『이방인』, 철학 에세이 『시지프 신화』, 희곡 『칼리굴라』 등이 있으며,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솔레터

그러면 결국 엔터사에서는 ESG나 사회공헌 프로그램보다 음악을 통한 가치 실현이 더 핵심적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윤영준 PD

네, 저는 그쪽에 더 가깝습니다. 음악으로 '세상은 아름답다'라든지 '너희들은 모두 가치 있어'라는 메시지를 담은 곡을 만드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쉽지 않기에 단순히 바자회를 열어 물품을 팔고 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죠.

예를 들어, <We Are The World>🔍라는 곡을 생각해 보세요. 팝스타 50명이 그저 기부만 했다면 그 정도의 파급력이나 성과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모여 하나의 곡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지속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죠. 엔터사들이 무대 의상을 판매해 누군가를 돕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We Are the World>는 1985년, USA for Africa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미국의 유명 뮤지션들이 아프리카 기근 구호를 위해 발표한 자선 싱글입니다.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가 공동 작사·작곡했으며, 스티비 원더, 신디 로퍼, 다이애나 로스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죠. 발매 이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수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으는 데 기여했습니다. 단순한 팝 넘버를 넘어, 대중문화가 사회적 연대를 실천할 수 있음을 상징하는 곡으로 평가받습니다.

🎧 여기서 잠깐! 한국판 <We Are The World>가 있다?

1985년, 전 세계를 울린 <We Are the World>처럼 한국에서도 아티스트들이 사회적 가치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뭉쳤던 시도가 있었는데요. 바로 1992년 환경보호 캠페인 콘서트 〈내일은 늦으리〉입니다.

〈내일은 늦으리〉는 서태지와 아이들, 이승환, 신승훈 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참여해 음악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몸소 보여준 상징적 무대였죠. 하지만 윤영준 PD는 현재의 음악 산업 구조에서는 과거처럼 아티스트의 자발성과 영향력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때는 아티스트들에게 결정권이 있었어요. 하지만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결정이 ‘산업’이라는 시스템의 구조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요? 윤영준 PD는 이렇게 답합니다.

“요즘은 아티스트보다 대표님, 결정권자들을 설득하는 게 더 중요해 졌어요. 그들이 이 일을 ‘비즈니스적으로도 의미 있다’고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더 큰 규모와 영향력으로 확산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도 ‘목소리’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 🤔🎶 다만, 그 방식이 달라졌을 뿐!

아솔레터

그렇게 들으니 교육 콘텐츠 사업이 엔터 비즈니스와 더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윤영준 PD

맞습니다. (웃음) 교육을 하면서도 깨달은 점은, 모든 기업이나 콘텐츠 제작자가 "나는 좋은 영향력을 끼칠 거야."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돈을 벌고 성공하고 싶어하죠. 하지만 대중성이란 결국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것인데, 이런 점에서 좋은 메시지를 담는 콘텐츠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대중을 생각하고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든다는 것이 꼭 자극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치들이 있고, 그것을 대중적으로 잘 녹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누굴 도와요", “우리 사랑해요”라는 캠페인송이 아니라, 마이클 잭슨의 <Black or White>처럼 ‘내 여자친구는 흑인이든 백인이든 상관없어’와 같이 인종에 대한 메시지를 본인만의 발화 방식으로 담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아솔레터

좋은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혹시 그동안 계속 말하고 싶으셨던 주제가 있나요?

윤영준 PD

사실 제가 약 5년간 구상만 하고 실현하지 못한 아이디어가 있어요. “우리의 모든 직업, 그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사회를 돕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음악으로 담는 것입니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만들지만, 그분이 없다면 저는 매일 커피를 직접 준비해야 할 거예요.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없다면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직접 배우고 만들어야 하겠죠. 그래도 실력이 부족하면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없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사회에 기여하려면 무언가 특별한 봉사나 기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성실히 해내는 것이 이미 누군가에게 큰 도움 이 되고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누군가를 돕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하지만 노래는 함축적이고 짧아서 이런 내용을 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웃음)

아솔레터

PD님과의 대화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어 흥미롭습니다. 그러면 RBW의 사회공헌 활동이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사회공헌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또는 RBW의 음악 콘텐츠 교육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요?

윤영준 PD

보통 교육을 담당하시는 분들은 현업에서 물러난 분들이 많은데, RBW는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 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이 특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인데, 저희 수업에서는 '콘텐츠 인문학'을 통해 드라마, 영화, 음악에 담긴 메시지들을 소개합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특별한 멜로디는 없다"는 점이에요. 세계적인 명곡들이 위대한 이유는 연주나 노래 실력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저희의 교육 방식입니다.

아솔레터

중간에 '인문학'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엔터테인먼트를 배우러 왔는데 인문학 수업을 듣는다면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그런 경우는 없었나요?

윤영준 PD

수업 초반에 항상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합니다. 잡스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이유는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삼성 핸드폰이 애플 핸드폰보다 테크닉적 기술이 월등히 높지만, 우리가 애플을 쓰는 이유는 '애플 감성' 때문이죠. 결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CJ에서도 콘텐츠 팀 직원 채용 시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한다고 합니다. 다른 업계는 기본적으로 그런 소양을 갖춘 분들이 많은데, 엔터 업계는 상대적으로 그런 기본 소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그래서 더 강조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솔레터

마지막 질문입니다. PD님께서 생각하시는 '아트솔루션'은 무엇인가요?

"아 맞아, 그런거였지"

윤영준 PD

앞에서도 많이 이야기했지만, 철학자들이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면 우리는 "아, 맞아. 그런 거였지"라고 공감하잖아요. 예술가들의 역할도 비슷합니다. 세상의 수많은 감정이나 문제들을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것, 꼭 답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이런 게 있어, 우리 사회는 이런 거야"라고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직업적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나오는 것 같아요. 이것은 가치적으로 높아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런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정말 가족이 먹을 음식처럼 만드는 사람들의 가게가 잘 되는 것과 같은 이치죠.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되고, 그러면 그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됩니다. 힘들게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경험 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RBW의 교육 사업은 실무 능력 향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콘텐츠 산업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한 진짜 역량은, 결국 기술을 넘어선 책임감과 관계 맺는 힘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윤영준 PD의 “히트곡을 카피하지 말고, 그 사람을 카피하라”는 말은, 오늘날 교육과 사회공헌의 본질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묻는 건 아닐까요?

RBW는 대중 문화를 창작하고 유통하는 구조 속에서 ‘아트솔루션’을 구현하고, 확장해 오고 있었습니다.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고, 다음 세대 창작자에게 기회를 연결하며, 콘텐츠라는 언어로 사회와 관계를 맺는 일. 그 모든 실천이야말로 오늘날 가장 강력한 아트솔루션일지도 모릅니다.

📌 RBW가 남긴 핵심 인사이트, 요점만 쏙!

RBW는 음악 제작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소통과 책임감 같은 기본 가치를 전하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둡니다. 기술은 언젠가 따라 잡히지만, 올바른 태도와 가치관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요소라고 본 것인데요. 이에 교육의 본질은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며, 이를 통해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사회적 가치 창출의 핵심이라고 RBW는 강조합니다

🤝 '능력'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의 전환

음악 산업이 성숙해짐에 따라 '무엇을 잘하는가'보다 '어떻게 함께 일하는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윤영준 PD는 엔터테인먼트 교육에서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감정 노동에 대한 이해를 특히 부각시킵니다. 단순한 기술 전문가보다 '좋은 동료'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교육 과정을 전환함으로써, 교육 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RBW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기적인 인재 양성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생태계를 고민하며, ESG 연계 교육 프로그램과 장애 예술인과의 협업 기회 창출, 청년 음악 교육 지원 등을 적극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모범적인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