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예술과 상생으로 그리는 기업의 미래 ㅡ

 "넥스트 화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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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화승그룹의 사회공헌의 핵심적인 철학은 무엇이고이는 그룹 경영 전반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요?

김병호 화승그룹 홍보실장(이하 김병호)

화승의 사회공헌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저희 회사의 근간인  “인화(人和)"라는 경영 철학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7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화승을 지탱해 온  “인화(人和)"는 단순히 화합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단순히 화합을 넘어 Harmony(조화), Synergy(시너지), Continuity(지속가능성)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과거 화승의 사회공헌 슬로건은 '아이사랑해'로, 이름처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집중했지만, 현재 화승은 '넥스트 화승(Nature, Education, eXperience, Transformation)'이라는 4가지 키워드, 즉 환경, 교육, 참여, 인식 개선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 화승의 사회공헌 활동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는데요. 먼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나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한 후원과 같이 전통적인 사회복지사업이 있고요. 임직원과 장애인이 1:1로 매칭되는 화승 꿈틀프로젝트처럼 참여형 경험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가령 꿈틀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원을 것을 넘어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며 보람과 경험을 얻고, 나아가 이후에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는 경우도 많아요. 그 외에도 부일영화상, 부산시체육회, 국립발레단 공연 후원, 지역 청년작가 및 공연 후원, 부산박물관 유물 기증 등 폭넓은 문화예술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 사회공헌으로는 베트남과 멕시코, 인도 지역 후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부산시청에서 열린 화승의 부산시립박물관 지원 기부금 전달식  | 출처 ⓒ화승그룹 제공

왼쪽부터 현지호 화승그룹 부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 정은우 부산박물관장.  

ㅡ 임직원 참여, 자율과 경험의 시너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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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저희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후원 행사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며 사회공헌을 통해 보람을 찾을 기회를 제공합니다. '꿈틀프로젝트'는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장애인과 임직원이 1대1로 매칭되어 직업을 탐색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과정에서 맺어진 인연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 장기적인 관계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화승꿈틀프로젝트 스마트팜 교육현장  | 출처 ⓒ화승그룹 제공

예술 프로그램 참여는 주로 공연 관람으로 이루어집니다. 화승이 후원하는 공연에 임직원들이 함께하며 예술적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죠. 저희는 그룹웨어에 선착순으로 참여 기회를 제공해 공정성을 더하고, 이를 통해 예술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특히 2년 전, 부산메세나협회 매칭펀드 사업으로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도 인정받은 공연인 <스냅(SNAP)>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 사업과 더불어 화승 부산 사옥 2층에 마련된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장천‘에서 ’그루잠프로덕션'과 진행한 사내 마술 클래스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예술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직원들이 직접 느끼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근 후 임직원 가족들이 함께 마술을 배우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것도 배울 수 있어, 단순하게 공연만 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경험을 안겼던 것 같아요. 그에 따라 직원들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았어요.

ㅡ 선대로부터 이어진 문화유산 사랑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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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화승이 예술 분야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된 배경에는 깊은 역사가 있습니다. 창업주이신 고(故) 현수명 선대 회장님께서 60여 점의 유형문화유산을 부산박물관에 기증하며 부산 시민의 문화예술품 기증 문화 정착에 앞장서셨어요. 당시 선대 회장님의 유물 없이는 박물관 개관이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니, 그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할 수 있죠.

"선대부터 이어진 문화재와 예술에 대한 사랑이

72년을 그대로 이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승훈 회장님과 현지호 부회장님 역시 이러한 문화 예술 사랑을 대를 이어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예술은 화승의 단순한 후원 대상이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핵심 가치입니다.

 ㅡ 예술 + 복지 + 고용 : 통합적 접근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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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화승그룹이 생각하는 예술의 범위는 넓습니다. 문화재부터 영화, 발레, 마술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5년간 후원을 이어온 세계예술치료협회와 예술치유캠프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연극 치료 위주로 시작했지만 점차 예술 치료 전반으로 확대되었고, 화승 직원들도 자원봉사로 참여했습니다. 발달장애 및 비장애 형제들을 위한 이 캠프는 1박 2일간 모든 예술을 직접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예술의 장'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3년 전부터 발달장애 청년 작가 3명(심승보, 윤진석, 황성제)을 예술 작가로 직접 고용하여 이들의 작품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전시를 개최, 실제 작품 판매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첫 입사를 축하하고 모든 직원들이 환영한다는 의미로 '환영의 전'이라는 타이틀로 뜻깊은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죠.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예술과 복지, 그리고 고용이 만나는

바로 그 순간이 진정으로 의미 있는 공헌 사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화승에게 예술과 사회공헌은 단순히 개별적인 활동이 아닙니다. 조직 활성화, 인적 자원 개발, 기업 이미지 개선 등 경영적인 차원에서 부수적 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예술 연계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ㅡ 예술과 상생하는 사회공헌의 특별함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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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예술만큼 유연하고 아름다운 게 또 있을까요?"

저는 예술을 매개로 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기존 방식과 차별화되는 특별한 의미와 효과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사회공헌 활동이 때로는 특정 목적에 집중되어 다소 경직되거나 형식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면, 예술은 그 자체로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자연스러운 참여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습니다.

화승과 함께하는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 돕기 걷기대회  | 출처 ⓒ화승그룹 제공

실례로 소아암 환아 돕기 걷기 대회를 진행하면서 단순한 걷기 대회의 의미를 넘어 아름다운 예술 공연을 함께 한다면, 행사의 분위기 자체가 훨씬 따뜻하고 풍성해지며, 참여자들은 '돕는다'는 의무감을 넘어 '함께 즐기고 교감한다'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예술이 가진 이러한 '유연함'과 '아름다움' 덕분에 사회공헌 활동이 훨씬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그 과정에서 더욱 깊이 있는 의미와 가치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부산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와 부산메세나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사회공헌과 예술, 이 두 분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훌륭한 활동을 해왔지만, 때로는 한계를 느끼기도 하죠. 

"이 두 분야가 서로 손을 잡으면 각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상 이상의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예술을 매개로 하면 직원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어요. 공연을 함께 관람하거나, 예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 되고, 여기에 복지적 요소를 더하면,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보람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결국 즐거움과 보람이 결합되는 것이 바로 사회공헌과 예술의 진정한 의미이자, 우리가 기대하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사회공헌에 온기를 불어넣고, 참여의 문턱을 낮추며, 궁극적으로 더 큰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죠.

ㅡ 성공적인 프로그램 운영의 핵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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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성공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이며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병호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의 이점을 정확히 정의하고 R&R(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메세나 관련해서 파트너십 강의를 가끔 하는데요, 그때마다 강조하는 핵심 포인트가 바로 Give & Take입니다.

“서로에게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목표를 정확히 세우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그리고 사업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그 결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사업을 더 성공적으로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화승 부산 사옥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스페이스 장천'을 지역 청년 예술가들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을 통해 지역 사회와 소통할 수 있고, 청년 예술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ㅡ 제조업과 예술의 만남: 가능성과 한계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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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그룹 부산 사옥  | 출처 ⓒ화승그룹 제공

김병호

현재 국내 양산과 아산 공장에 지역 예술 작가들의 작품을 일정 기간 전시해 임직원들에게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조, 화학, 유통은 화승그룹의 주력 사업 분야입니다. 저희는 미국, 멕시코, 브라질,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튀르키예 등 세계 주요 거점에 60여 개 계열사와 해외 법인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조 기반이다 보니, 저희 제품과 직접적으로 콜라보할 수 있는

마케팅적 연계는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부분이 늘 아쉽게 느껴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인상 깊었던 국내외 기업의 예술 연계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플랫폼은 KT&G의 '상상마당'이었습니다.

특히 부산에도 상상마당이 있는데, 그곳을 보면서 이렇게 다양한 예술 분야에 폭넓은 지원을 하고, 심지어 공간 전체를 문화 예술을 위해 아낌없이 활용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단순히 전시나 공연 지원을 넘어, 젊은 예술가들을 육성하고 대중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그들의 통합적인 접근 방식이 인상 깊었죠. 상상마당은 예술이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아직은 이처럼 다각적이고 깊이 있는 예술 연계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화승그룹도 앞으로 상상마당과 같이 기업의 강점을 활용하여 예술과 사회에 더욱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ㅡ 아트솔루션이란 ?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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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아트솔루션이란, 궁극적으로 예술 치유를 통한 문화 해결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승그룹이 단순히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예술 자체가 가진 치유의 힘과 문화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믿습니다. 예술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의 다양한 갈등이나 어려움을 풀어내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때로는 예술이 직접적인 도움보다 더 큰 위로와 변화를 가져다주기도 하니까요.

저희가 15년 동안 이어온 예술치유캠프를 통해 장애-비장애 형제들이 예술로 소통하고 치유되는 과정을 보면서, 예술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실질적인 '문제 해결'의 역할을 한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또한, 발달장애 청년 작가들을 고용하고 이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면서, 예술이 곧 자립의 기반이 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화승그룹에게 아트솔루션은 '예술이 가진 본질적인 치유의 힘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문화적 ·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고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상생의 가치를창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바로 화승이 “인화”의 철학을 바탕으로 예술과 함께 만들어갈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김병호 실장 | 출처 ⓒ화승그룹 제공

📌 지속가능한 상생의 가치를 향해

화승은 72년간 쌓아온 기업 유산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이윤 추구를 넘어, 문화와 예술을 통해 사회적 기여를 확대하려는 깊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승이 만들어갈 “인화(人和)”의 시너지는 단순히 기업의 성장을 넘어 사회와의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의미 있는 변화들이 어떤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기대하며, 그들의 꾸준한 노력이 사회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해봅니다.